2008년 08월 11일
로스트 오디세이로 느낀 일본 RPG의 퇴행

발매일: 알 바 아님
플랫폼: 삼돌
먼 옛날 차세대기 시장이 열릴 무렵, 삼돌계에는 2대 기대작이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퍼런 용이랑 잃어버린 오디세이 두 편이었다. 둘 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팬을 보유한 RPG 장르였고, 유저들의 기대 또한 컸다. 그도 그럴것이, 프로듀서가 둘 다 파판의 아버지인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맡고, 퍼런 용은 토리야마 아키라, 잃어버린 오디세이는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맡았다. 음악쪽도 그렇고, 제작진은 정말 호화판이었다.
딱 보기에도 "MS가 돈 좀 쥐어 준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제작자들이 모여서, 엑박 게임들 사상 기억에 길이 남을 개작을 두 개 뽑아냈다.
언제나 나의 지론은 한 가지. "게임은 재미를 추구하는 존재고, 고로 게임은 어떤 형태로든 재미있어야 한다."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유저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그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는 부재되어 있는 두 작품이었다.
퍼런 용은 재껴두자. 오늘 깔 게임은 로스트 오디세이니까.
MS가 미스트 웍스에 돈을 쥐어줬든 안그랬든, 게임도 하나의 비지니스다. 돈이 있으면 좋은 게임이 나온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니까. 우선, 난 돈 관계에 그닥 해박하지 않다. 그러니, "재미"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논해보자.
로스트 오디세이는 과연 재밌는가? 내 주관을 담는 다면 "50%는 재밌네요."고 객관적으로 말한다면 "무슨 비쥬얼 노벨이 나왔네요."다. 허나 이 글은 객관적으로 말한 입장에서 쓴 글이니 저쪽 노선을 타보도록 하겠다.
먼저, 게임 자체의 설정은 가히 놀랍다. 1000년을 사는 좀비같은 남자의 이야기인데, 문제는 이 좀비 같은 놈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 자신의 기억을 찾아서 여행을 하고, 스토리 상 주어지는 확고한 목표에 의해서 이리저리 다니다가 기억도 조금씩 찾고 그러면서 스토리도 진행하고. 기억을 찾아내면 그 기억에 대한 비쥬얼 노벨 같은 글자로 점철 된 것들이 등장하고.
허나, RPG의 진짜 재미는 스토리에 있는가? 아니면 전투? 아니면 캐릭터에? 지향하는 방향성에 따라서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퀘어에닉스에서 내놓는 로맨싱 사가 시리즈는 전투나 모험,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프리 시나리오등으로 "모험과 전투"등에 비중과 방향성을 두어 색다른 재미를 창출해 냈고, 파이날 판타지는 스토리에 비중을 두어 한 편의 판타지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약간 방향성 설정이 잘못 되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1000년을 사는 불사의 남자가 기억을 찾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얘기라면, 차라리 프리 시나리오 급의 자유도를 주어 이곳 저곳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이 기억 저 기억 더듬어 볼 수 있게 해뒀으면 어땠을까? 게임 자체가 심하게 강제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그런 도중에 짬짬이 마을 사람들에게서 기억의 단편 같은 것들을 얻어 기억을 조금씩 되찾는다.
하지만 메인이 되는 기억은 찾질 못해서, 그냥 스토리가 이끄는 대로 질질 끌려간다. 뭐가 1000년을 사는 남자라는 말인가? 우리가 게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주인공의 메리트는 1000년을 사는 남자가 아니라, "그냥 전투에서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좀비 같은 색히"가 되어버린다. 1000년을 사니까 그냥 인생 막 사는 막장을 그리고라도 싶었단 말인가.
허나, 일관성에 있어서 만큼은 칭찬할 만 하다. 이 게임은 정말 여타 요새 나오는 일본 RPG와는 달리 짜잘한 추가 요소나 찾아야 할 요소, 이것저것 숨겨진 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만들 정도로 일관성이 있다. 그저 스토리를 쭉 진행해도 전혀 문제 없도록. 기억을 찾건 말건 스토리 만큼은 쭉 흘러가게, 무조건 스토리만 흘러가게 만드는 이 게임은 바보 같을 정도로 일관성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전투다. RPG에서 50% 이상을 차지 할 만큼 엄청난 비중을 가진 존재가 바로 전투다. 로스트 오딧세이는 그냥 전형적인 베이직한 일본 RPG식 행동 순위 방식을 택했다. 전투 중에 액션성을 좀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지, 액세서리를 장착하면 링을 맞추는 게 나오며 데미지가 증가하거나 각종 특수 효과가 발생한다.
차라리 액션성을 주느니만 못한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닌텐도의 RPG였던 SFC용 "슈퍼 마리오 RPG"를 기억하는가? 적어도 전투에 액션성을 도입하겠다면 저정도는 되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로스트 오디세이는 전투도 이렇다할 특징이 없고, 이도저도 아닌, 결과적으로 스토리에 온 힘을 다 쏟은 조루 RPG가 되었다고 느껴진다.
결국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시스템, 어딘가 비슷한 시스템, 어딘가 예전에 써먹었던 시스템. 그것이 사카구치 히로노부라는 디렉터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과연 이런식으로 답습에 답습을 거듭해 가는 일본 RPG의 퇴행의 끝은 어디인가?
정녕 우리가 옛날 열광했던 크로노 트리거나, 기타 뭐 등등등등 같은 파격과 혁신을 보여주었던 일본 RPG는 이제 정녕 힘 빠지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가지 않는가 싶다.
※ 글을 졸린 상태에서 써서 엉망. 자다가 천둥 소리가 워낙에 시끄러워 깨서 본문 추가.
최근에 나오는 일본 RPG들에는 새로움이 없다. 시스템적 파격이나, 특출난 캐릭터, 기억에 남을 만한 세계관. 그 증거로, 파이날 판타지7은 아직까지 가지치기를 해도 팔린다. 심지어 영화화도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조만간에 AC 컴플리트 판이 나온다지. 물론, FF7같은 경우는 초 히트작이었다는 뒷배경이 있어 준 덕분도 있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 웨어 라인업들을 보아도 기존에 있던 시리즈들의 후속이라던가, 리메이크 혹은 이식이 대다수.
새로운 시스템에 도전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던 사람들은 다 어딜 간 건가. 물론 가끔가다 찔끔찔끔 나와주지만, 일본이라는 게임 제작 강국의 정력이 다 되어 가고 있나 싶을 정도.
게다가 나오는 것들이라곤 미소녀 게임 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현실이니.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들이 색을 잃고 그밥에 그나물이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일본 콘솔 게임 제작 업계도 비슷한 업계를 걷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 혹시 전 세계적으로 디렉터들이 아이디어 고갈이라던가?
아니면 단순히 너무 비지니스가 강화 되어 버려 "특출한 게임" 이나 "새로운 시도" 보다는 "안정빵으로 팔릴 게임"만을 제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이쪽은 철야 작업으로 겨우 잠든 참이란 말이다아아!!!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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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8/11 22:49 | GAME館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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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RPG의 현 주소는 결국 "이목끌기" 라고 생각하니까요
뭐 그거는 대충 다 넘어가고...
천년의꿈 부분은 이 게임의 주 매력포인트의 하나입니다
게임속 로드스토리와 달리 카임이 겪어온시간을 설명해주는 그것은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이 게임의 진짜 매력은 그런 천년의꿈에서 보여주는 카임의 내면적인 부분과
그리고 가끔 등장하는 헤이하치(카카너스)의 개그부분이나 경쾌한 음악일겁니다
그리고 로스트오디세이의 최대 장점은 역시 "인카운터 비율이 적다" 는 점(....)